껍질째 먹는 사과 - 길벗사과농원 방문을 환영합니다.



제목: 갑자기 추워졌습니다
이름: 길벗


등록일: 2020-02-04 11:57
조회수: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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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지하 식품 코너 어느 매장에서 본 수입 사과식초. 도대체 이 가격이 어떻게 나올 수 있는지 무척 궁금한데 아무튼 나로서도 시장 가격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수입 사과식초들이 도처에 보입니다. 가격도 다들 너무 싸고 심지어 유기농이라고 한 것도 보았는데 가격은 상상초월 낮습니다. 직접 재배한 사과만으로 100% 사과즙을 짜서 오랜 시간 발효를 한 길벗사과식초가 시장에 안착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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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뚝 떨어져서 닭장에 온수를 공급해주는
관 일부가 얼어서 물조루로 물통에 물을 채워다주고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동안 따뜻한 겨울이라 큰 걱정없이 지냈는데 막바지 추위가 몰려오나 봅니다.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전세계가 비상입니다.
지난 2일(일요일)에 서울에서 존경하는 선배님 자제분 결혼식이 있어서
갔더니 이곳 제 사는 시골에서는 마스크 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
서울은 난리더군요. 어서 이 사태가 진정이 되면 좋겠습니다.

결혼식에 참석 후 돌아오는 길에 잠시 백화점 지하에 들러
식품 코너를 돌아보았습니다. 사과와 사과식초를 보기 위함인데
거기서 찍은 수입 사과식초병 사진입니다.

제가 사과농사를 올해로 20년째 짓고 있고 재작년부터 사과식초 제조에
관심을 기울여 식품제조업 허가를 받고 공부를 하다가 결국 프랑스
오를레앙과 노르망디 지역을 직접 답사하는 등 나름 제대로 된
사과식초를 만들어보고자 애를 써 왔습니다.

저는 잔꾀를 쓰기 보다는 그래서 쉽고 편한 가공의 길을
가기 보다는 좀 일본사람들처럼 장인정신을 가지고 자기만의 고집스런
방법(이런 것이 대부분 전통적인 방식인 것 같습니다)을 수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굳이 오를레앙 식초 제법을 선택했는데 이는 그네들이 과실식초(포도, 사과 등)
원조이기도 하고 또 그네들만의 오랜 전통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전통적인 제법의 문제점은(맥주제조에서도 똑같이 그렇습니다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입니다. 결국 시간은 돈이라는 현대의 치열한 경쟁시장에서
가격 우위를 점할 수 없다는 것이 전통적인 제법의 가장 큰 문제입니다.

저도 이제 길벗사과식초를 정식 출시한지 6개월이 지났습니다만 역시 가격의 문제가
판매에 있어서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어쨌든 현재 저처럼 오로지 사과만으로
100% 사과즙을 짜서 사과식초를 만들어 시장(마트나 생협 등)에 내놓는 사과식초는
없는 듯 합니다.

유투브를 검색하다보면 사과식초에 대한 영상들을 보게 되는데 사과식초를 건강과
미용 용도로 이용하는데 대해 설명한 것 말고 제조나 상품에 대해 이야기해 놓은 것은 대개
내용이 미흡합니다만 어떤 동영상은 마트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과식초에 대해
나름 진지하게 설명을 해놓은 것도 보았습니다.

제가 사진에 올린 이 수입식초도 역시 라벨을 보면 사과쥬스 50%에 정제수(물)를 50%
섞은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사과쥬스라고 한 것은 아마 사과농축액일
것입니다.

사과식초를 만들고 판매하면서 의외로 많은 소비자들이 식초의 제조과정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대기업들이 만들어 마트에서 파는
각종 식초가 어쩌면 그렇게 가격이 싼지 이유를 잘 모르기도 했습니다.

주정(알콜 95%)을 물에 희석하여 적당한 알콜 도수를 맞춘 다음 거기에 아주 약간의
사과농축액을 섞어서 공기를 불어넣어 속성으로 식초를 만드는(우리나라 식품공전에
식초는 그저 산도 4%만 넘으면 식초로 인정됩니다) 것이니 가격이 싸도 너무 쌀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식초는 아무런 영양소가 없이 그저 신맛만 내는 식초입니다.

그래도 이런 식초마저도 어쨌든 2~3일 간의 발효과정(초산발효)을 거쳤으니 표기에는
다 발효식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재작년 사과식초 공장을 조그맣게 지으면서
설비업자에게 나는 사과즙을 직접 짜서 100% 사과즙만으로 식초를 가공하겠다고 하니
그 업자가 그럴 필요가 없다고, 남 하는대로 설탕 넣어서 당도 높이고 그래서 알콜도수
높게 나오면 물 타서 식초의 양을 늘려야 한다고 충고(?)를 하였습니다.

아마 그 업자는 그래야 수지타산이 맞지 않겠느냐는 걱정을 했을 것입니다.
저처럼 사과즙 100%로 알콜발효, 초산발효를 하면 처음 원액 그대로 사과식초의
양이 나오니 가격을 도대체 얼마를 매겨야 하는가, 시중에 나와있는 기성제품과
가격 경쟁이 되겠는가 우려를 한 것이지요.

아무튼 저는 앞으로도 그래도 프랑스 오를레앙에 있는 전통적인 식초 가문 마르땡 퓨레처럼
시간이 오래 걸려도 전통방식으로, 그리고 원액 그대로 하는 것을 바꾸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이 먹는 것처럼 중요한 일이 없고 건강한 먹을 거리와 생활이야말로 인생의 큰
낙인 것입니다. 애초 귀농할 때의 그 초심을 잃지 않고 이곳에서 오랫동안
건강한 농사와 안전한 가공식품을 생산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쓰고 싶은 이야기가 좀 남았지만 다음으로 미룹니다.
해가 뜨니 어느새 살짝 얼었던 물관이 저절로 다 녹아서 물이 나옵니다.
요즘 제가 올해 큰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일이 현재 진행중이어서
농한기인데도 조금 바쁩니다. 다음에 다 확정되면 이곳에 또 소식을 올리겠습니다.  



https://youtu.be/bR30Z_8DdT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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