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질째 먹는 사과 - 길벗사과농원 방문을 환영합니다.



제목: 매년 오는 봄이지만...
이름: 길벗


등록일: 2020-03-31 07:10
조회수: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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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리 홍로밭을 그 윗집 마당에서 찍어보았습니다.


집 앞 마당에 있는 목련나무입니다. 이제 막 꽃이 피려고 합니다. 목련이 만개한
마당은 한 밤에도 환합니다.


올 봄은 그 어느 해보다 봄이 일찍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겨우내 따뜻하더니 봄 기온도 빠르게 올라갑니다.
어느새 사과꽃 눈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걸 보니 예년보다 일주일 이상
빠른 것 같습니다.

할 일이 점점 쌓입니다. 혼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하기엔
일이 넘칩니다. 이제는 정말 누구든지 한 사람이 옆에 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매일 합니다.

안사람은 400여 마리 알 낳는 닭들을 보살피고 또 작업을 하느라
사과밭 일은 전혀 도와줄 수가 없습니다.
그 일만으로도 오후까지 분주합니다. 다행히 매일 우리 유정란은 그날 거둔 것을
그날, 혹은 이튿날이면 다 택배로 나갑니다.

우리의 닭사육 방식(넓은 사육장, 자유방목, 건강한 먹거리)을 믿고
꾸준히 주문을 해주는 길벗들 덕분에 안사람의 유정란 사업(?)은
잘 굴러가고 있습니다.

저는 올해 집 앞에 사과즙 공장을 지어야 합니다. 많은 계획과 생각이 있고
그걸 실현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농사꾼이 가공을 한다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아갈수록
깨닫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 일을 해야 할 때라는 것을 압니다.

제가 귀농 이후 찾아가서 말씀을 듣고자했던 우리나라 유기농의 선구자들,
오재길 선생님(정농회 초대 회장님으로 귀농 초기 저희 집에 두번이나 오셔서 주무시고
가시면서 기도로 우리의 농사와 귀농을 축복해주신 제 멘토이시기도 합니다),
의성의 김영원 장로님, 김천의 김성순 장로님 모두 돌아가셨지만 생전에
제가 가서 뵙고 말씀을 들었던 것을 귀한 시간으로 생각합니다.

그 분들 모두 자제분들이 농사를 이어 받았는데 시대가 그런 것인지 아니면
자연스런 순환의 일환인지는 몰라도 모두 농사 이외에 가공 공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20년 전 저는 그저 농사에만 매달려 그것도 배우고 또 몸에
익히느라 가공은 엄두도 못내던 시절이었습니다.

어쨌든 이제 저도 대를 이어 농사를 지을 후계자를 만들어놓았고
그가 들어와 이제는 같이 이 농장을 꾸려나가야 합니다.
시대가 많이 변해서 단순히 농사만으로는 어느 젊은이도 이 업을
이어받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다만 축산농가는 좀 다른 듯 한데 거기도 내용을
들여다보면 모두 대농 정도 되어야 자식이 들어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대농은 아니지만 그저 이제 가공을 시작하게 되었으니
이게 젊은이들에게 좀 매력을 끌 수 있으려나 기대를 해봅니다.
몇 년 전 돌아본 독일과 오스트리아 농가와 농촌도 할 수만 있으면
가공을 해서 그저 단순히 1차 농산물만 파는 과거의 농사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다만 가공의 현장과 현실이 이런 소규모의 농가 가공공장으로
요즘 같은 경쟁 시장에서 어떻게 살아남고 또 이어갈 것인지는
정답이 없습니다. 그만큼 과거와 달리 농부에게도 전문적인 가공지식과
경험과 또 마케팅에 대한 노하우와 인맥이 중요합니다.

시작은 미약할 수 밖에 없으나 그저 노력하고 또 애쓰는 수 밖에 없습니다.
요즘 코로나 사태 때문에 세상 모든 사람과 나라가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저희는 이제 농사 시작이니 가을에 되어서야 사과를 수확하고 판매를 할테니
지금 당장은 어려움이 없다고 하겠으나 함께 살아가야 하는 세상에서
남의 일이 그저 방관만 할 수만은 없는 모두의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럴 때는 참 미약한 인간의 존재와 능력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신에게 이러한 어려움을 토로할 수 밖에 없는 그래서 기도할 수 밖에 없는
피조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어서 이 어려운 시기가 지나가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이곳에 오시는 우리 길벗님들도 모두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들이 순조롭기를
기도합니다. 또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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