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질째 먹는 사과 - 길벗사과농원 방문을 환영합니다.



제목: 7월 중순을 지나며
이름: 길벗


등록일: 2020-07-16 08:15
조회수: 114


small20200715_104948.jpg (133.3 KB)

6차산업인증을 위한 교육을 받았다. 앞으로 벌여나갈 사업을 위해 좋은 시간이었다.

그간 오래 소식을 못올렸다. 어느새 7월도 중순. 그사이 여러 일이 있었는데 가장 큰 일은 올해 구축해야 하는 '소규모' 사과주스 공장과 관련한 일들이었다. 건축사를 만나 설계를 의논하고(말은 거창한데 겨우 50평 규모), 사과 생주스 가공장비 선택과 이를 설비하는 업체를 만나고, 기존의 소규모 사과즙 공장을 견학하고 등등.

더 중요한 일은 이 사업을 추진하는 농업회사법인 길벗농장(주)과 함께할 지역의 사과 재배 농민들과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는 일이었다. 다행히 이 사업 초반부터 여러 동료 사과재배 농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준 덕분에 여러번의 모임 끝에 7월 3일자로 법원으로부터 '홍천사과영농조합법인' 설립등기를 받았다. 모두 21명 조합원이다. 조합원 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인데 어쨌든 이 분들과 함께 앞으로 이 사과주스 가공 공장의 미래를 협력해서 만들어나갈 것이다.

오늘은 춘천으로 6차산업 관련한 교육을 받으러 왔다. 앞으로 6차산업인증을 받으려면 이 교육을 수강해야 한다. 오늘은 기초이고 월말에 심화과정이 또 있다. 농민 혹은 소상공인을 위한 이런 교육을 재작년부터 받게 되었는데 시골 골짜기에서 땅만 보고 엎드려서 농사만 짓다가 이런 교육에 나와보면 격세지감, 상전벽해를 체감하게 된다. 세상 변하는 속도도 빠르고 세대간 격차도 실감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20년 전에 귀농을 하게 된 큰 이유 중 하나가 이런 초스피드 속도의 사회가 싫어서 느린 삶을 살고자 농사를, 시골을 택한건데 돌고돌아 다시금 그 대열에 끼게 생겼다. 그러고보면 나는 가짜일지도 모른다. 머리와 몸이 따로 노는 전형적인 쉰세대일지도. 아님 아직도 버리지 못한 욕망의 찌꺼기에 굴복한 루저인지도.

아무튼 다 각자 자기 계획이 있고 덧붙여 핑계가 있기 마련이다. 나의 사족은 대를 이어 이 농사를 물려주어야 한다는 자기 변명이다. 보기에 따라서 치사하고 구린내가 나는 둘러대는 소리인데 어차피 늙고 힘 없어지면 농사고 뭣이고 끝이다. 이 세상에 그나마 이런 물리적인 끝이 있다는게 천만다행이긴 한데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 듯 하다.
이제 다음 주부터는 본격적인 공사절차에 들어가니 또 한동안 바쁠 것이다. 올해 나의 사과농사는 평년작은 하겠는데 그간 없었던 갈반병이 좀 있다. 올해 전국적으로 냉해, 우박, 화상병 그리고 갈반병 유행까지 사과농사에 좋지않은 해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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